
그림: 르레님
(@dorulald0325)
글: 량이님
(@bina_0718)
'오늘은 아드리앙이 날 봐줄까?' 일어나자마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즘은 내가 진짜 아드리앙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승산이 없으니까 마음이 떠나가는 거겠지. 아드리앙을 좋아하는 카가미와 그녀를 좋아하는 아드리앙, 그 둘 사이에 한심하게 끼인 내 꼴이라니······.
"이게 연애 시물레이션 게임이였다면, 아드리앙은 나만 바라봐줬겠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이젠 아드리앙을 좋아하는게 지칠대로 지쳤다. 항상 기대하고 혼자 들떴던 마음은 파랗게 멍들고 차갑게 식어 사랑하는 법을 서서히 잊게 만들었다. 그 설레던 감정을 완전히 잊게 될까봐 아드리앙을 놓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며 현실을 회피하려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뜨자 다시 먹구름 낀 하늘처럼 우중충한 현실이 보였다.
"이젠 정말 내 진짜 사랑을 찾고 싶다······." 가방을 매고 학교로 향하는데, 근처 길목 가게의 유리창에 내 모습이 비쳤다. 축 처진 어깨는 내가 보기에도 안쓰러웠다. 어깨를 쭉 펴고 하늘을 쳐다보다 날아가는 무당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 무심코 홀린 듯 따라가다 눈을 들어 무당벌레가 앉은 전봇대를 보니 작은 쪽지 하나가 있었다.
『무당벌레는 행운을 부른답니다. 당신의 소원을 이뤄드릴게요. 하지만 책임은 오로지 당신의 몫이랍니다. 그럼 행운을 빌게요.』
의아한 종이의 글귀에 무당벌레와 종이를 번갈아보던 그 순간, 종이에서 붉고 찬란한 빛이 나와 날 감싸기 시작했다.
"으아악! 이게 뭐야-." 내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붉은 빛은 날 삼키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 그곳엔 낯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여긴 어디지?' 코 끝에 익숙한 향이 맴돌았다.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 “눈부시게, 자유로운, 꿈을 꾸듯. 아드리앙 향수······.”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하긴, 외우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봤으니까. 그리고 향수와 섞인 그의 체취를 내가 모를리가 없었다. 마약보다도 중독적인 향기.
'아드리앙도 온 건가?' 그의 향을 따라가니, 눈 앞에 정말로 그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무언가 좀 이상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여기는, 현실 세계가 아니다. 내 소원이 정말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