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경아님
(@Kyung_Ah0)
그림: 능다님

마리네뜨가 독감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루카는 3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리네뜨가 아픈 이유가 자기때문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첫눈 온다고 신나서 밤늦게까지 돌아다니지 말걸...’
사랑하는 사람과 맞는 첫눈은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눈보다도 신비롭고 아름다워서, 두 사람은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잊은 채
하얀 눈이 쌓인 거리에 발자국을 남기기 바빴다. 그땐 ‘태어난 이후로 가장’ 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고 즐거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무모한 짓이었다. 생각 같아선 당장이라도 마리네뜨 집으로 병문안을 가고 싶었으나 감기 옮으니 오지마라는 마리네뜨의 명령이 있었다. 덧붙여 오면 1달간 손잡기 금지라는 어마어마한 경고도. 그래서 마리네뜨가 매우 보고 싶었으나 꾹 참고 마리네뜨에게 먼저 다 나았다는 연락이 올 때 까지 기다렸다.
하루가 1년 같은 순간이 지나 마침내 마리네뜨를 다시 만나게 된 날.
“며칠 동안 푹 쉬었더니 다 나았어! 봐, 멀쩡하잖아?”
루카가 걱정했을 거란 걸 알기에 마리네뜨는 일부러 과장된 몸짓을 하며 말했다. 루카는 생각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마리네뜨를 바라보다 한 손은 마리네뜨의 어깨에, 한 손은 머리위에 올리고
“다행이다.”
억지로 눈물을 참는 목소리로 말했다.
“루카...”
늘 부드러운 미소만 보다가, 이렇게 감정을 억누르는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루카의 색다른 모습에 마리네뜨는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뛰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야!”
사실 마리네뜨도 며칠 동안 루카가 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루카의 속을 조금 애태우고 싶어서, 흔히 말하는 ‘밀당’을 시도해 본 것이다.
‘그런데 이래서는 오히려 내가 당한 것 같잖아!’
다시는 밀당 같은 거 하지 말아야지. 마리네뜨는 그렇게 생각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그런데 그럼 이제 손잡아도 되는 거지?”
루카와 함께 있는 이상, 앞으로도 이 떨림은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