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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파랑

(@blue_c29)

글: J

(@dotty_J8)

 

거리에 어둠이 내려앉자 사람들이 각자 집을 향해 즐거운 듯, 혹은 지친 듯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마리네트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하나하나 머리속에 되새겨보았다. 제각각 표정을 달리한 채 자신을 스쳐지나가며, 언뜻 눈이 마주쳤다가도 아무 일 아닌 것 처럼 눈을 돌리는 사람들. 이럴 때면 마리네트는 가끔, '파리의 영웅'과 '지나가는 행인1' 사이에서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아무에게도 정체를 들키고 싶지 않지만, 또 누군가는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복잡해진 마음에 작게 한숨을 내쉬던 순간, 가벼운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 눈 앞으로 날아들었다. 

 

"안녕, 공주님. 무슨 일 있어?" 
"블랙캣...!" 
 

순찰 중에 익숙한 얼굴이 보여 찾아왔다며 장난스레 웃는 눈동자에 진심 어린 걱정이 느껴졌다면 기분 탓일까? 별 일 없어요.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자 블랙캣도 더이상 묻지 않았다. 어쩐지 정말 별 일 아닌 것 처럼, 답답한 기분이 사라져있었다. 마리네트는 블랙캣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속으로 작은 다짐을 했다.

언젠가, 언젠가 때가 온다면. 꼭 너에게 가장 먼저 내 비밀을 얘기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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